작성일 : 20-12-30 23:56
미성년자 성년 후 특별한정승인2019다232918
 글쓴이 : 파인드에리어
조회 : 45  
2019다232918  청구이의의 소  (차)  파기환송
[미성년이었던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다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한 사건]

 

◇1.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 등을 판단할 때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적극), 2.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특별한정승인이 불가능하더라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뒤에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민법 제1019조 제1항, 제3항의 각 기간은 상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안정시켜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한 제척기간인 점,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대리인 제도와 민법 제1020조의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2002. 1. 14. 개정 법률 부칙 중 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항, 제4항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는지’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2다440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2다15268 판결 참조).
  따라서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다면, 위 민법 부칙 규정에 따라 그 상속인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
  또한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1998. 5. 27. 이후여서 상속인에게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더라도, 법정대리인이 위와 같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3월의 제척기간이 지나게 되면, 그 상속인에 대해서는 기존의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2.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를 알게 된 날’을 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살폈을 때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애당초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한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가. 대리행위는 직접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14조).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은 결과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 그 효력은 상속인 본인에게 직접 미친다. 이와 같이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 특별한정승인이 불가능한 경우 그 법적 효과가 미성년 상속인에게 미치는 것을 기본 전제로 받아들이면서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후 본인 스스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날을 기준으로 그때부터 3월내에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함으로써 기존의 법률관계를 번복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대리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거나 논리모순이다.
    나. 제척기간은 법률이 정한 권리의 행사 기간으로서 제척기간이 지나면 권리 소멸의 효과가 발생하여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어느 상속인이 당초 미성년자였다고 해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었던 종전의 제척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새로운 제척기간을 부여받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권리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척기간의 본질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특별한정승인은 일반 한정승인에 예외를 둔 것인데, 단일한 상속관계를 놓고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법률관계가 이미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예외를 두어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법률의 체계에도 맞지 않는다.
    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함에도 법정대리인이 착오나 무지 등으로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는 경우에 미성년 상속인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기는 하다. 그러나 현행 민법에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법정대리만을 예외적으로 취급할 법적 근거가 전무한 상태임에도 오로지 해석론에 입각하여,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후에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별도의 제척기간이 기산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
    이와 달리 새로운 특별한정승인을 허용하자는 견해는, 현행 민법에 따라 인정되는 특별한정승인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내용의 특별한정승인을 인정하자는 것과 다름이 없고, 이에 따르게 되면 법률의 근거 없이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에 법정대리로 인하여 생긴 기존의 효과를 무시하게 될 뿐만 아니라 법적 안정성 및 형평에도 정면으로 반하게 된다.
☞  피고에 대해 채무를 지고 있던 원고의 아버지가 사망하여 원고의 어머니와 미성년인 원고가 채무를 공동으로 상속하였음. 피고는 1993년, 2003년 원고를 상대로 각각 승소하였고 당시 원고의 어머니가 친권자로서 원고를 대리하였음. 피고는 원고가 성년에 이른 다음인 2013년에도 공시송달로 승소 판결을 받았고, 이를 집행권원으로 2017년경 원고의 예금채권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자 원고는 곧바로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하고 이 사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음. 원심은 원고의 특별한정승인이 유효하다고 보아 청구이의를 인용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상속 개시 당시 원고가 미성년자였으므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 등을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인 원고의 어머니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원고의 어머니는 피고가 소를 제기하여 승소한 1993년과 2003년경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며, 1993년경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다면 원고에게는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고 2003년경 비로소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더라도 이미 3개월의 제척기간이 지났으므로, 원고가 2017년에 한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어느 모로 보나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특별한정승인이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함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 법정대리인이 제척기간 도과 등으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더라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면 본인 스스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월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며, 이는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 및 특별한정승인 제도의 입법 경위,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법정대리인 제도, 상속인의 자기책임 원칙 등을 고려하여 법 규정을 해석한 결과로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할 뿐더러 상속채권자와의 이익 형량이나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타당하다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과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이동원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이 있음


대 법 원
판 결
사 건 2019다232918 청구이의의 소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원 심 판 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2. 선고 2018나48467 판결
판 결 선 고 2020. 11. 19.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와 쟁점
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
다.
1) 소외 1은 생전에 피고에게 12,100,000원의 약속어음금 채무를 지고 있었다. 소외
1은 1993. 2. 18. 사망하여 그 배우자 소외 2와 자녀인 소외 3, 원고(생년월일 생략, 당
시 만 6세)가 재산을 공동상속하였다.
2)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소외 1의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3. 12. 20. 승소 판결을 받았고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의 법정
대리인 소외 2는 위 소송에서 당시 미성년자인 원고를 대리하였다.
3) 피고는 2003년 11월경 시효 연장을 위하여 원고를 비롯한 소외 1의 공동상속인
들을 상대로 다시 소를 제기하였고, 2003. 12. 17.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원고의
법정대리인 소외 2는 당시에도 미성년자(만 17세)인 원고를 대리하여 위 이행권고결정
을 송달받았다.
4) 피고는 2013년 11월경 재차 시효 연장을 위하여 원고를 비롯한 소외 1의 공동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은 공시송달로 진행되어 2014. 2. 12. 피
고가 승소하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고 그 무렵 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
소967122, 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고 한다).
5) 피고는 2017. 8. 31. 이 사건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원고의 은행 예금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2017. 9. 25. 상속한정승인 신고
를 하여 이를 수리하는 심판(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2017느단925)을 받았는데, 여기에
첨부된 상속재산 목록에는 적극재산이 없다고 기재되었고 소극재산은 ‘피고에 대한 채
무 및 기타 불상의 채무’로 기재되었다. 원고는 위 한정승인 심판이 내려진 후 곧바로
이 사건 판결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원심은, 원고가 나이가 어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이하 ’상속채
무 초과사실‘이라고 한다)을 알지 못하다가 2017년 9월경 피고의 신청에 따른 채권압
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지면서 비로소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
월 내에 이루어진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적법·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는 상고이유로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원고가 미성년자인 동안에는
원고 본인이 아니라 원고의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고의 법정대
리인 소외 2는 피고가 제일 처음 제기한 약속어음금 청구의 소에서 피고 승소판결이
선고된 1993. 12. 20. 무렵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을 것이므로 원고의 한정승인
신고는 그로부터 3월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한정승인 신고 및 그 수리가 유효한지 여부이다. 이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른 특별한정승인에서,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 ‘상속채
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를 알게 된 날’을 미성년
상속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와 관련된다. 나아가 법정
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할 경우 특별한정승인이 불가능하더라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뒤에 본인이 직접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월의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도 문제된다.
2.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상속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
승인의 가부를 가려야 하는지
가.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고(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인이 위 기간 내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거나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민법 제1026조 제1호, 제2호).
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된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르면, 위와 같은
민법 규정에 불구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
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제1026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민법 부칙(2002. 1. 14. 개정 법률 부칙 중 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항, 제4항에 따라 ① 1998. 5. 27.
부터 위 개정 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 있음을 안 상속인과 ② 1998. 5. 27. 전에 상
속개시 있음을 알았지만 그로부터 3월 내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
지 못하다가 1998. 5. 27.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상속인에게도 적용되므
로, 이러한 상속인들도 위 부칙 규정에서 정한 기간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위 부칙 규정상 1998. 5. 27. 전에 이미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던 상속인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는 것으로 귀결된다.
나. 민법은 상속인이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또는 그 의사와 무관하게 단순승인 의제
의 효과로 인하여 상속채무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상속인이
자유롭게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인정하면서도, 상속인에게 부여된 이
러한 선택권이 자칫 후순위 상속인이나 상속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적 지위를 불안
정하게 만들 수 있는 점에 유의하여 법적 불안정을 조기에 해소하고자 상속인이 한정
승인이나 포기를 선택할 수 있는 제척기간을 3월로 한정하고 있다(민법 제1019조 제1
항).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기간 역시 특별한정승인 신고의 가능성을 무한정 남겨둘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하여 마련한 제척기간이다(대법원
2003. 8. 11.자 2003스32 결정 등 참조).
한편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 신고는 가정법원의 수리 심판이 있어야 한다. 가사
소송 절차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민사소송법에 따르도록 되어 있으므로, 상속인이 소
송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에 의해서만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데(가사
소송법 제12조, 민사소송법 제55조 제1항), 이는 가사비송사건인 상속의 한정승인·포기
신고 수리에 관한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즉, 비송사건이라고 하여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 없이 비송절차를 구성하는 비송행위를 유효하게 할 수 있고 또 그 상대방
이 될 수 있는 능력, 즉 비송절차능력(또는 비송행위능력)을 독자적으로 가진다고 일반
적으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또한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 상속 승인·포기의
신고기간인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월’은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인 친권자나 후견
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민법 제1020조). 이러한 규정들은 상속 승
인·포기의 의미와 결과를 판단할 능력이 제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제3항의 각 기간은 상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
에 안정시켜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한 제척기간인 점,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대리인 제도와 민법 제1020조의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
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 제3항, 제4항에
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
하였는지’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2다440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2다15268 판결 참조).
다. 따라서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
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다면, 앞서 본 민법 부칙 규정에 따라 그 상속인에게는 민
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
다.
또한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1998. 5. 27. 이후여서 상속인에게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더라도, 법정대리인이 위와 같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3월의 제척기간이 지나게 되면, 그 상속인에
대해서는 기존의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3.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이 된 후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특별한정승
인을 할 수 있는지
앞서 본 것처럼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상속채무 초
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를 알게 된 날’을 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살폈을 때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애당초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된다. 그러
므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한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
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
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
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대리행위는 직접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14조). 법정대리인의 인
식을 기준으로 삼은 결과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
기간이 지난 경우 그 효력은 상속인 본인에게 직접 미친다. 이와 같이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 특별한정승인이 불가능한 경우 그 법적 효과가 미성년
상속인에게 미치는 것을 기본 전제로 받아들이면서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후 본인
스스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날을 기준으로 그때부터 3월 내에 새롭게 특별한
정승인을 함으로써 기존의 법률관계를 번복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대리의 기본 원
칙에 정면으로 반하거나 논리모순이다.
나. 제척기간은 법률이 정한 권리의 행사 기간으로서 제척기간이 지나면 권리 소멸
의 효과가 발생하여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어느 상속인이 당초 미성년자였
다고 해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었던 종전의 제척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새로운 제
척기간을 부여받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권리관계를 조기에 확정하
기 위하여 마련된 제척기간의 본질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특별한정승인은 일반 한정승
인에 예외를 둔 것인데, 단일한 상속관계를 놓고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법률관계가 이
미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예외를 두어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법률의 체계에도 맞지 않는다.
다. 앞서 본 것처럼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에는 법정대리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스
스로 한정승인 신고를 할 수 없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함에도 법정대리인이
착오나 무지 등으로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는 경우에 미성년 상속인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기는 하다. 그러
나 현행 민법에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법정대리만을 예외적으로 취급할 법적 근거가 전
무한 상태임에도 오로지 해석론에 입각하여,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후에 본인 스스로
의 인식을 기준으로 별도의 제척기간이 기산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는 없다.
이와 달리 새로운 특별한정승인을 허용하자는 견해는, 현행 민법에 따라 인정되는
특별한정승인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내용의 특별한정승인을 인정하자는 것과 다름이
없고, 이에 따르게 되면 법률의 근거 없이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에 법정대리로 인하
여 생긴 기존의 효과를 무시하게 될 뿐만 아니라 법적 안정성 및 형평에도 정면으로
반하게 된다. 미성년 상속인을 적법하게 대리할 권한을 지닌 법정대리인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단순승인을 선택하거나 제척기간 경과에 따른 의제로 인하여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이미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를 후견적으로 보호하여야 한다는
필요성 내지 당위성만을 중시하여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후에 재차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되면, 이미 종결된 과거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에 사후적으로
작용하여 상속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게 되고, 더 나아가 미성년자
못지않게 법원의 후견적 임무가 요청되는 사람들(가령 대표적으로 민법 제1020조에 규
정된 바와 같이 상속인이 미성년자가 아닌 피성년후견인이나 피한정후견인과 같은 제
한능력자인 경우)과의 형평에도 실질적으로 맞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4.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가.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상속개시 당시 원고는 미성년자였으므로 민법 제1019조 제3항과 민법 부칙 제4항
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판단할 때에는 원고의 법정대리인 소외 2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소외 2는 소외 1의 배우자로서 소외 1이 사망한 1993. 2. 18. 무렵 상속개
시 사실과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1993년경과 2003년경 두 차례에 걸쳐 소외 1의 공동상속인인 원고와 소외 2 등을 상
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 판결과 이행권고결정을 받아 각각 확정되
었다. 당시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으로서 미성년자인 원고를 대리하여 위 소송에 관여하
였던 소외 2로서는 위 판결이나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된 무렵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이 원고의 법정대리인 소외 2가 1998. 5. 27. 전인 첫 번째 소송 과정에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것이 맞는다면, 원고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고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애당초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소외 2가 두 번째 소송이 계속된 2003년경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면, 원고에게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될 수는 있겠으나 이 경우에
도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한 소외 2의 인식을 기준으로 민법 부칙 제4항에 따른 제척
기간(개정된 부칙 제4항이 시행된 2005. 12. 29.부터 3월)이 이미 지난 상태이므로 원
고는 더 이상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2017. 9. 25.에 한 특별한정
승인 신고는 어느 모로 보나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법정대리인이 아닌 원고 본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민법 제1019
조 제3항 소정의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잘못 전제한 다음,
원고가 나이가 어린 관계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다가 성년
이 된 후인 2017년 9월경 피고의 신청에 따른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의하여 예금채
권이 압류되면서 비로소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월 내에 이
루어진 원고의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적법·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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